겨울철 낙상사고, '고관절 골절'이 단순한 부상을 넘어 치명적인 이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12월과 1월은 고령층에게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빙판길은 물론, 실내외의 온도 차로 인해 근육과 인대가 위축되면서 작은 미끄러짐에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고령 환자에게 있어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치명적인 외상입니다. 오늘 우리는 연세사랑병원 고관절센터 서동석 원장의 자문을 바탕으로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심층 분석합니다.
1. 우리 몸의 기둥, 고관절의 구조와 역할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연결하는 우리 몸에서 두 번째로 큰 관절입니다. 공과 소켓 모양의 절구 관절로 이루어져 있어 다리의 광범위한 회전 운동을 가능하게 하며, 상체의 하중을 하체로 전달하는 '중심축' 역할을 합니다.
왜 고령층에게 더 위험한가?

나이가 들면 골밀도가 낮아지는 골다공증이 진행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골 손실이 급격해지는데, 이 상태에서는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는 것만으로도 대퇴골 경부(목 부분)가 맥없이 부러질 수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교통사고 같은 강한 충격이 있어야 골절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일상적인 낙상'이 곧 '치명적 외상'이 됩니다.
2. 골절보다 무서운 '침상 합병증'의 공포

고관절 골절 그 자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골절 이후 발생하는 '연쇄 반응'입니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통증으로 인해 단 한 걸음도 뗄 수 없게 되며, 이는 강제적인 장기 침상 생활로 이어집니다.

- 폐렴: 누워만 있으면 폐 조직에 분비물이 고이고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워져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 욕창: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피부 조직이 괴사하며 심한 경우 뼈까지 노출됩니다.
- 하지 정맥 혈전증: 다리 혈액이 굳어 혈전이 생기고, 이것이 폐혈관을 막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지면 급사의 원인이 됩니다.
- 섬망 및 인지 기능 저하: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와 통증으로 인해 고령 환자의 정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됩니다.
3. 고관절 골절의 치료: 금속 고정술 vs 인공관절 치환술

치료의 핵심은 '최대한 빨리 환자를 일으켜 세우는 것'입니다. 서동석 원장은 골절의 양상과 환자의 나이에 따라 두 가지 수술법을 제시합니다.

내고정술 (Internal Fixation)
골절 부위가 어긋나지 않았거나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은 경우, 자신의 뼈를 살려 금속 나사나 판으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인공관절 치환술 (Arthroplasty)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골두 부분이 완전히 부러져 괴사 위험이 높을 때 시행합니다. 수술 직후부터 보행 연습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4. 겨울철 낙상 예방을 위한 3단계 생존 수칙

예방은 치료보다 백배 낫습니다. 일상 속에서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입니다.
| 구분 | 주요 실천 사항 | 비고 |
|---|---|---|
| 외출 시 | 보폭을 평소보다 20% 줄이기, 장갑을 착용해 손을 주머니에서 빼기 | 무게 중심 확보 |
| 실내 환경 |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 문턱 제거하기, 야간 미등 켜기 | 가장 사고가 많은 곳 |
| 건강 관리 | 꾸준한 칼슘/비타민D 섭취, 하지 근력 강화를 위한 스쿼트 및 걷기 | 골다공증 예방 |
5. 사고 직후 대처법: "단순 타박상으로 착각하지 마세요"

낙상 후 엉덩이 통증이 있지만 참고 걷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미세 골절이 완전 골절로 진행되는 '지연성 골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엉덩이 부위 통증, 사타구니 통증, 다리 길이의 변화가 관찰된다면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연세사랑병원 서동석 원장은 "고령자에게 고관절 골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빠른 수술과 조기 재활만이 합병증을 막고 다시 걸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겨울철, 부모님의 신발 밑창이 닳지는 않았는지, 집안 바닥이 미끄럽지는 않은지 세심하게 살피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