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찰박물관은 2005년 개관 이후, 20년 동안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를 지켜온 ‘기억의 공간’

아침 햇살이 종로의 거리를 비춘다. 유리문에 비친 ‘국립경찰박물관’의 글씨가 은은히 빛난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다르지만, 그들의 발걸음에는 공통된 감정이 묻어 있다. 바로 ‘존경’과 ‘기억’이다.
그들의 하루가 시작되던 곳
조용한 전시장 안, 스피커에서 잔잔한 발자국 소리가 울린다. 그리고 그 위로 내레이션이 흐른다.
“이 길을 걸었던 이들은 매일 새벽, 누군가의 평범한 하루를 지켜내기 위해 출근했습니다.”
벽면 가득 걸린 흑백 사진 속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있다. 비 오는 밤, 신호봉을 들고 서 있던 교통경찰의 미소. 전쟁 중에도 질서를 지키던 젊은 순경의 눈빛. 그들은 이름 대신 ‘책임’으로 불렸던 사람들이다.
전시 첫 구역은 ‘경찰의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시대 포도청에서 현대 경찰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를 시간 순으로 보여준다. 유물 하나하나에는 세월의 무게가 배어 있다.
한복판에 선, 가족의 이야기
“저기, 저 사람이 바로 우리 아빠예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사진 한 장을 가리킨다. 그 사진은 2000년대 초반, 교통 현장에서 시민을 대피시키던 한 경찰관의 모습이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조용히 웃는다. “그날 이후, 아이가 경찰관을 ‘영웅’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전시를 기획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국가의 수호자’로서의 경찰이 아니라, 한 사람의 아버지, 아들, 딸로서의 경찰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단순히 ‘경찰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그들을 믿고 기다린 가족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나의 영웅, 우리의 경찰” – 그 이름을 부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3층 특별전시실. 입구에는 ‘나의 영웅, 우리의 경찰’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조명이 어두워지자 영상이 시작된다. 화면에는 순직한 경찰관의 동료들이 등장해 그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른다. 목소리는 낮지만 단호하다.
“그는 언제나 먼저 달려갔습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국민을 지켰습니다.”
영상이 끝나자 전시장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흐른다. 그 침묵은 슬픔이 아니라, 깊은 존경의 무게다.
한켠에는 유품 전시존이 있다. 사용하던 수첩, 닳은 무전기, 사진 한 장. 작은 물건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묵묵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아이들의 눈으로 본 ‘영웅’
3층 체험존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전시장에 생기를 더한다.
“경찰이 되는 법을 배워볼까요?” 체험존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제복을 입고, 과학수사 체험이나 범죄 현장 모의 조사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지문을 채취하고’, ‘무전을 보내며’, 경찰이 시민을 지키는 과정을 몸으로 느낀다. 그 경험은 ‘직업’ 이상의 의미로 남는다.
한 부모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에게 영웅이란 영화 속 인물이었는데, 오늘은 현실 속에서도 그런 영웅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국립경찰박물관, 세월의 기록을 품다
국립경찰박물관은 2005년 개관 이후, 20년 동안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를 지켜온 ‘기억의 공간’이다.
현재 특별전은 2025년 8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진행 중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월길 162 (독립문역 3번 출구 도보 5분)
🕒 운영시간: 화~일 09:30~17:30 / 매주 월요일 휴관
☎️ 문의: 국립경찰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전시 후 1층 기념품샵에서는 경찰 문양 배지와 어린이 제복 인형 등 소박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상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층별 전시 안내
| 층 | 전시 구성 | 주요 특징 |
|---|---|---|
| 4층 | 경찰의 역사관 | 조선 포도청부터 현대 경찰까지 연대기 전시 |
| 3층 | 특별전 및 체험존 | ‘나의 영웅, 우리의 경찰’ 전시 / 어린이 체험 코너 |
| 2층 | 영상관 | 경찰의 하루를 그린 실감형 영상 상영 |
| 1층 | 안내데스크 및 기념품샵 | 입장 안내 및 기념 굿즈 판매 |
기억의 끝에서 피어나는 존경
전시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는 관람객의 뒷모습에는 공통된 감정이 묻어 있다. 그것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감사’였다.
우리는 종종 잊는다. 일상의 평온함은 누군가의 헌신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국립경찰박물관은 그 잊힌 마음을 다시 일깨운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의 일상 속 영웅은 누구인가요?”
Q&A
Q1.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나요?
A1. 네, 모든 전시는 무료입니다. 단체(15인 이상)는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Q2. 가족 단위 방문 시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요?
A2. 3층 체험존에서 어린이 제복 체험, 과학수사 체험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Q3. 전시 기간은 언제까지인가요?
A3. 2026년 6월까지 ‘나의 영웅, 우리의 경찰’ 특별전이 운영됩니다.
Q4. 촬영은 가능한가요?
A4. 대부분 가능하지만, 일부 영상관 내부에서는 제한됩니다.
Q5. 근처에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 있을까요?
A5.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통인시장, 경복궁 등이 도보권에 있습니다.
결론: “영웅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서울의 한복판, 수많은 발걸음이 오가는 거리 속에서 이곳은 여전히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국립경찰박물관은 오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하루를 지켜주는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우리의 존경이 된다.